갓복도식 공동주택의 경우 급기가압방식의 제연설비만 설치하면 될까?
1. 갓복도식 공동주택이란?
아파트는 크게 복도식과 계단식으로 나눌 수 있다. 90년대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는 복도식이었다. 복도식은 말 그대로 긴 복도가 있는 아파트이다. 긴 복도에 여러 세대의 집이 배치되어있다. 반대로 계단식 아파트의 경우에는 계단을 중심으로 2개의 세대만 구성이 되어있다.
복도식과 계단식 아파트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요즘은 거의 대부분 계단식 아파트를 선호한다. 엘리베이터 이용, 집안 환기, 치안문제 등 웬만해서는 요즘 복도식 아파트를 짓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서울에 있는 90년대식 아파트 중 작은 평수의 경우에는 복도식인 경우가 꽤 있다. 복도식 아파트는 사실 피난 관점에서는 계단식 아파트보다 안전하다. 나가자마자 바로 외기와 접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연기에 의해 질식할 우려는 계단식 아파트에 비해 적다. 그리고 아파트마다 다르긴 하지만 복도 양끝에 직통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피난로도 다양하기 때문에 소방 관점에서는 복도식 아파트가 더 안전하다.
2. 갓복도식 공동주택에는 급기가압방식 제연설비'만'설치해도 된다. 단...
소방관점에서는 갓보독식 공동주택(이하 아파트)이 안전하지만, 생활측면에서는 단점이 더 많다.
외기와 직접 접하기 때문에 눈, 비, 바람이 바로 들이친다. 그래서 겨울에는 춥다. 여름에는 단열이 되지 않아 덥다. 복도식 아파트 거주자들이 호소하는 불편함이다. 그래서 같은 층에 거주하는 주민들끼리 돈을 모아 창호를 설치한다. 그러면 단열 효과도 있고 눈, 비도 막아주기 때문에 훨씬 생활하기가 쾌적해진다.
하지만 화재안전성능기준과 건축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1. 창호가 설치되기 이전 복도는 건축물 바닥면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창호를 설치하게 되면 바닥면적에 포함될 수 있어 '건축법 위반건축물'이 될 수 있다.
2. 화재 발생시 연기가 외부로 배출되지 못해 피난시 가시거리 감소, 연기 흡입 등으로 인해 인명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3. 특별피난계단 부속실 제연설비의 가압방식에 따른 설치구조 완화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실 및 부속실 제연설비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501A)>
제13조 (유입공기의 배출)
유입공기는 화재층의 제연구역과 면하는 옥내로부터 옥외로 배출되도록 하여야 한다. 다만 직통계단식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계단식 아파트는 유입공기배출설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부속실이 설치된 경우에 한함) 부속실이 차압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에는 부속실이 설치되지 않는다. (예전에는 부속실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창호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면 급기가압설비에 의해 가압된 공기가 외부로 바로바로 배출된다. 즉 차압이 형성이 되어 있다. 하지만 창호가 설치된 복도식 아파트는 연기가 잘 배출되지 않아 공기가 축적된다. 이는 차압 형성을 방해하고 연기가 계단실로 넘어올 수 있다.
즉, 복도에 창호를 설치하면 유입공기배출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급기 방식이 아닌 급배기 방식의 제연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
3. 갓보도식 공동주택 복도에 창호 설치로 인해 소방청 조치명령 사례
<사건 2020구합 23514>
갓복도식 아파트 외기 복도 창호 설치 구획에 따른 제연설비 설치관련 소송 제기 사례
청구인진술
00아파트에 비상용승강기 승강장 제연설비를 설치함에 있어 유입공기 배출장치가 설치되지 않아 특별피난계단의 계단식 및 부속실 제연설비의 화재안전기준(NFSC 501A) 제13조 (유입공기의 배출)에 적합하게 유입공기 배출장치를 설계 시공할 것을 관할 소방서로부터 조치 명령받았습니다. 이 사건 아파트에 입주민들이 겨울철 추위, 우천시 빗물과 관련한 생활 불편 호소로 인해 2009년 국비를 지원받아 복도 창호가 설치됨에 따라 2019년 증축되는 비상용승강기 승강장에 별도의 제연설비를 설계시공했고 유입공기가 제연구역과 면하는 옥내(복도)로부터 옥외로 배출되는 기존 복도 창호 중 갤러리를 배출구로 이용해 성능이 확보되도록 설계했습니다. '화재안전기준, 소방청 발행 화재안전기준 해설서 등에 근거해 적접하게 시공 완료'했고 '소방시설의 성능이 정상적으로 확보돼 안전이 담도'됐으므로 조치 명령이 부당해 행정소솟을 제기함
핵심: 창호 중 일부를 유입배출장치로 볼 수 있다.
피고인진술
청구인이 소유한 00아파트는 1993.00.00 사용승인을 득했을 당시에는 복도 창호가 없는 갓복도형 아파트로 준공됐습니다. 그런데 2009년 국비를 지원받아 복도에 창호를 설치함으로써 더는 제연설비가 설치 제외될 수 있는 갓복도형 아파트로 볼 수가 없고 제연설비를 면제할 수 있는 노대가 설치된 비상용승강기의 승강장 또한 아니므로 이번 승강기(비상용승강기 겸용) 증축행위시 제연설비가 설치 제외되거나 면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제연설비(급기)가 설치됐습니다. 이 사건 아파트는 직통계단식 아파트(각 세대의 출입문에서 복도 또는 이와 유사한 통로를 통하지 않고 바로 직통계단으로 들어가는 구조의 공동주택)가 아니므로 제연설비 중 일부인 유입공기배출장치가 또한 설치돼야 합니다. (화재안전기준 제13조에 의거). 그래서 제연설비를 설계시공 하면서 설치가 누락된 유입공기배출장치를 설치할 것을 조치명령 통보했습니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기존 복도 창호 중 갤러리를 배출구로 이용하는 '청구인 유입공기 배출방식'은 화재안전기준에서 규정하는 자연배출식 또는 배출구에 따른 배출방식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화재안전기준에 적합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핵심: 창호가 설치되어 있어 이는 연기 배출에 장애물이다. 유입배출장치롭 볼 수 없다.
4. 생활이냐 안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위 소송사례로 보더라도, 복도식 아파트의 창호설치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연기가 배출되지 않으면 피난자의 가시거리 미확보, 연기 흡입 등으로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다. 안전 측면에서 보면 창호는 설치하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아파트는 사람이 사는 곳이다. 필자라도 단열이 안되고 여름에는 비가 들이치고, 겨울에는 눈이 들이쳐 복도가 꽝꽝 얼어붙는 사태가 일어나는 건 바라지 않는다. 화재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근데 언제 일어날지는 모른다. 과연 언제일어날지 모르는 화재를 위해 쾌적하지 않게 살아아 하는게 맞을까?
이런 불필요한 일에 에너지를 소비하기 보다는 재건축, 리모델링 등으로 쾌적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면 모두가 행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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