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기술사 합격할 수 있을까?
1. 소방기술사 공부 2년째에 드는 생각들
모든 전문직 시험이 으레 그렇듯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다. 경쟁이 쌔다는 뜻이다. 소방기술사도 마찬가지다. 기술사라는 자격이 어려운 시험임에도 소방기술사는 기술사 of 기술사다. 정말 외워야할 내용도 많고 알아야 할 내용도 많다. 거기에 경쟁률까지 높으니 피 터진다.
133회 필기 합격률은 0.4% 1000명 중에 4명 뽑았다. 이게 말이나 되냐? 기술사라는 보상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사람들한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일 것이다. 물론 매회차 이렇게 극극악의 인원만 합격시키지는 않지만 과연 '이게 될까?' 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든다.
이런 생각으로 포기하는 분들 꽤 많을거라 생각한다. 나 같아도 포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2. 그러면 뭐 할건데? 회사 때려 칠거야?
기술사라는 시험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응시한다. 물론 은퇴했거나 아예 퇴사하고 준비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직장인이다. 하루 5시간 공부에 쏟기에도 만만치 않다. 출근 전, 퇴근 후 시간을 잘 활용해도 이정도다. 회식이 있거나 야근이라도 하는 날에는 공부시간이 줄어든다.
나도 직장 안다니고 소방기술사 공부에만 집중하고 싶다.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나의 인생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의 인생까지 걸어야해서 너무 불안하다. 나는 결혼도 해야하고, 자녀 육아도 해야하고, 내 인생의 과업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이래서 나이드신 분들이 합격하는 이유가 생활이 안정되어 있고 이미 인생에서 겪을 건 다 겪었고 인생에서 큰 일은 거의 다 해치웠기에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사실 처음에는 '저런 어르신들도 합격하는데 나라고 못하겠어?' 라는 생각이었는데, 기술사 시험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확보하고 그 시간을 얼마나 몰입하여 공부하는지에 달려있다. 하루 10시간 2년 투자해서 합격한다고 해도 하루 2시간 5년 투자한다고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기술사를 너무 빨리 시작한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기술사 때문에 결혼, 내집마련, 신혼, 자녀 등 내 인생의 큰 일들을 대충하고 싶지는 않다.
근데 또 나중에 직장에서 은퇴할 나를 생각하니 막막하다. 직장에서 한정된 월급을 받는 것이 아닌 나 하기에 따라 기술사로서 사회적 활동도 하고 강의, 강연, 협회, 심의 등에 참가하여 다양하게 활동하고 본업에서 돈도 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걸 보면 기술사 만한 게 없다.
그렇다고 지금 다른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고 대출이자도 갚아야 하기에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스마트스토어, 구매대행 등 당장 돈되는 일도 있겠지만, 나의 가치관에는 맞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런 일이 나의 꿈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3.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해!
가장 큰 나의 걱정은 내가 너무 이른 나이에 기술사 공부를 시작하는 게 아닌가 싶다. 아직 나는 젊다. 아직 인생의 큰 과업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 과업을 제치고 공부만 하기에는 내 인생이 너무 아깝다.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아야 한다.
지금 내가 소방기술사를 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도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굳이 돌아갈 필요는 없다. 그냥 하자. 될때까지 하자.
결혼, 내집마련, 자녀 등 중요한 과업을 제치지는 말자. 챙길건 챙기자. 정말 챙기지 않아야 할 쓸데없는 것들을 포기하자. 예들 들면 불필요한 인간관계, 불필요한 경조사 참석, 쓸데없는 시간낭비 등.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확실히 정하니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가 더 확실하게 보인다.
나처럼 소방기술사를 공부하는 몇천명의 예비 기술사분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분명 할 것이다.
이게 될까? 너무 어려운데 하지 말까? 무책임하게 '언젠가는 됩니다' 라는 무자비한 말로 위로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큰 보상을 바라지 말고 그냥 하자. 합격은 덤이다 생각하고 소방에 대해 공부한다 생각하자.
힘내자. 아니 그냥 하자.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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